중국산 전기차 점유율 34%, 세계 1위인데 지원책은 없다

국내생산촉진세제 전기차 제외… 美·EU·日은 관세·보조금으로 자국 산업 보호

중국산 전기차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3.9%까지 올라 세계 주요 자동차 시장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정부가 다음 달 초 발표할 세법 개정안의 국내생산촉진세제 대상에서 전기차가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 34% 한국 도로 주행 장면
도로 위 중국산 전테슬라 모델3와 모델Y 주행하는 모습

핵심 요약

  • 2025년 국내 판매 전기차 22만177대 중 중국산 비율 33.9%(7만4728대), 2021년 1.1%에서 30배 증가
  • 미국(0.3%)·유럽(18.3%)·일본(30.5%)·인도(26.2%)를 모두 앞지른 세계 1위 수준
  • 8월 초 발표 예정인 국내생산촉진세제(한국판 IRA) 전략산업 목록에서 자동차·전기차 제외
  • 2026년 7월 1일부터 소비자 구매보조금은 평가제로 바뀌어 BYD가 유일하게 탈락

작성: 김기자 | 참조: 한국경제 2026.7.24 보도, 기후에너지환경부 2026.6.30 발표 자료 기준 (2026.7.27 조회) | 최종 업데이트: 2026.7.27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24일 한국경제신문이 한국·미국·유럽·일본·인도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중국산 전기차 판매 비율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판매 전기차 22만177대 가운데 중국산 비율은 33.9%(7만4728대)로, 2021년 1.1%에서 30배 이상 늘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 이미 작년 전체를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중국산 전기차 판매 비율은 32.0%로 다소 낮아졌지만, 판매 대수는 8만3790대로 지난해 전체(7만4728대)를 이미 넘어섰다. 중국산 여부를 밝히지 않는 수입차 브랜드까지 합치면 실제 비율은 35%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BMW도 중국서 만든다

중국산 전기차 비중이 늘어난 배경에는 국내에서 인기 있는 테슬라·BMW·폴스타 등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돼 수입되는 구조가 있다. 테슬라는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데, 이 공장에는 값싼 부품을 공급하는 하청업체가 400여 개 있고 인건비는 한국의 절반 이하다. 여기에 BYD 등 중국 브랜드는 동급 국산 전기차보다 1000만 원 이상 낮은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BYD 서초전시장
BYD 서초 전시장

BYD, 상반기 국내 전기차 판매 4위

지난 상반기 BYD는 국내 전기차 판매량 순위에서 기아·테슬라·현대차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올 들어 1만1675대를 팔아 연간 목표 판매량 1만 대를 상반기에 이미 넘어섰다. BYD는 TV·야구장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과 함께 대당 수백만 원의 자체 보조금도 지급하고 있다.

국내생산촉진세제, 전략산업 목록에서 전기차만 빠졌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음 달 초 발표하는 세법 개정안에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한국판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성격의 제도인데, 지원 대상인 전략산업 목록에 자동차·전기차 분야가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는 대당 400만 원 세액공제 요청했지만

완성차 업계는 그동안 국내 생산 전기차에 대당 400만 원 안팎의 생산세액공제를 적용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가격 보조뿐 아니라 연구개발(R&D) 지원까지 중앙정부가 전방위로 밀어주는 중국산 전기차를 당해낼 방법이 없다는 이유였다. 완성차 업계는 세액공제 규모만큼 판매 가격을 즉시 인하해 소비자 혜택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정부는 세수 부담을 이유로 전기차를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된 전기차는 12만5978대로, 대당 400만 원을 지급했다면 총 5000억 원 정도의 세수 감면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생산촉진세제는 지난해 7월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당시 후보 신분으로 충남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제안한 핵심 공약이었다.

배터리·반도체도 실속은 없을 전망

업계에서는 이번 세법 개정안으로 국내생산촉진세제가 도입되더라도 배터리·반도체 등 다른 전략산업에 돌아가는 실질 혜택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이미 투자세액공제로 법인세 최저한세율(17%)을 적용받고 있고, 배터리 업계는 국내 사업장이 적자라 돌려받을 법인세 자체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을 지원한다는 생색은 냈지만 정작 혜택받는 회사가 없는 껍데기만 남은 지원책”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유럽·일본은 관세·보조금으로 자국 산업을 지킨다

중국의 ‘전기차 굴기’에 미국·유럽·일본·인도 정부는 다양한 수단으로 대응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중국 업체가 정부 보조금을 받아 저가 판매를 한다고 판단해 회사별 기본 관세 10%에 최대 35.3%포인트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유럽산업가속화법(IAA)을 통해 역내 생산과 부품 사용 의무까지 부과할 계획이다. 미국은 102.5%에 달하는 관세로 중국 차량의 시장 진입 자체를 막고 있고, 일본은 자국 내 생산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국내생산촉진세제를 이미 도입했다.

미국 EU 일본 중국 전기차 관세 비교
세계지도 위 각국 전기차 관세율을 나타낸 인포그래픽 / 미국 EU 일본 중국 전기차 관세 비교

반면 한국은 뚜렷한 산업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 전기차 구매자에게 소비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이는 산업 정책이라기보다 전기차 보급을 위한 친환경 정책의 성격이 강하다. 실제로 한국산 여부와 관계없이 판매가격 8500만 원 이하 전기차라면 지급 대상이었던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그나마 있던 소비자 보조금도 7월부터는 갈렸다

다만 소비자 보조금 쪽에서는 최근 변화가 있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6월 30일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7월 1일부터 기술개발 역량(10점)·공급망 기여도(40점)·환경정책 대응(15점)·사후관리 지속성(20점)·안전 관리(15점) 다섯 항목을 평가해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받은 업체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BYD, 승용 전기차 중 유일하게 탈락

평가 대상 35개 업체 가운데 27개 업체가 통과했고, 승용 전기차 부문에서는 현대차·기아·테슬라·BMW·볼보 등 10개 업체가 선정됐다. BYD는 이 가운데 유일하게 탈락했다. 배점이 가장 큰 공급망 기여도(40점) 항목에서 다른 업체보다 크게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생산·고용·부품 산업과의 연계 정도를 따지는 항목이라, 국내 생산기지가 없는 BYD로선 구조적으로 불리했다는 평가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국무회의에서 “중국 제품에 보조금을 다 주는 바람에 중국 업체만 배를 불렸다”고 지적한 것이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많다. BYD는 국고보조금 공백을 메우기 위해 7월 한 달 한정으로 자체 고객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아토3 기준 126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소비자 보조금 조치와 별개로 남은 문제

다만 이번 조치는 소비자가 차를 살 때 받는 구매보조금 대상자를 가리는 제도일 뿐, 기업의 국내 생산·투자를 유인하는 산업 정책과는 결이 다르다. 업계가 정작 요구해온 것은 국내생산촉진세제 같은 생산·R&D 지원책이었는데, 이 부분은 이번 세법 개정안에서도 자동차·전기차가 빠지면서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

업계 “이러다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

국내 한 자동차 회사의 고위 임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지금처럼 손 놓고 있으면 한국 자동차산업은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정부가 나서 보조금·연구개발·인프라 구축을 적극 지원하는 반면, 한국은 높은 법인세와 전기료,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같은 부담을 짊어지고 경쟁하고 있다는 우려였다. 이 임원은 “관세장벽도, 뚜렷한 산업 육성 정책도 없는 한국 차 시장은 BYD 같은 기업의 놀이터가 될 판”이라고 덧붙였다.


Q. 국내생산촉진세제란 무엇인가요?

A.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전략산업 기업에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를 벤치마킹했다. 8월 초 발표될 세법 개정안에 담길 예정이다.

Q. 왜 전기차가 지원 대상에서 빠졌나요?

A. 업계는 대당 400만 원 안팎의 생산세액공제를 요청했지만, 정부가 세수 부담을 이유로 자동차·전기차 분야를 전략산업 목록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Q. 중국산 전기차는 한국에서 보조금을 받나요?

A. 2026년 7월 1일부터 달라졌다. 정부의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에서 BYD는 공급망 기여도 점수 미달로 탈락해 소비자 구매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다만 테슬라 등 평가를 통과한 다른 브랜드는 계속 지급 대상이다.

Q. 다른 나라는 자국 전기차 산업을 어떻게 보호하나요?

A. 유럽연합은 기본 관세 10%에 최대 35.3%포인트를 추가 부과하고 역내 생산 의무화를 추진 중이며, 미국은 102.5% 관세로 진입 자체를 막고 있다. 일본은 자국 내 생산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국내생산촉진세제를 이미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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